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21일 상파울루주 법원이 시정부의 항고를 기각하고 대형 전광판 설치 사업에 대한 기존 중단 결정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불레바르 상파울루(Boulevard São Paulo)’로 불리는 이 사업은 도심 상주앙 대로와 이피랑가 대로 교차로 일대에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하는 계획이다.
바르 브라마(Bar Brahma) 인근 건물 4곳에 전광판을 설치하며, 개별 전광판의 최대 면적은 1천㎡에 달한다.
사업을 제안한 FDB 디지털 파르치시파송에스(FDB Digital Participações)는 바르 브라마 등을 운영하는 파브리카 지 바리스(Fábrica de Bares)의 소유주들이 설립한 회사다. 사업자는 약 760만 헤알을 투입해 교회 외벽과 기념물 복원 등 도심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옥외광고 규제와 사업의 공익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번 소송은 안드레아 마타라초(Andrea Matarazzo) 전 상파울루시 세구청장과 브라질건축가협회 상파울루지부(IAB-SP), 다니엘리 산타나 지부장, 우베르 아우케리스 전 주정부 국장 등이 제기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이고르 타마사우스카스와 마이테 피콜로미니 베르타이올리 변호사도 소송 제기자에 포함됐다.
법원은 지난 5월 27일 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사업의 잠정 중단을 명령했다. 이후 시정부가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으나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고심 주심인 파우스투 세아브라(Fausto Seabra) 판사는 사업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심사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논의 없이 전광판을 설치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다.
시민 의견 수렴 절차도 문제가 됐다. 시정부 도시경관보호위원회(CPPU)는 지난 3월 13일 사업을 승인했지만, 시민 의견 접수는 같은 달 24일까지 진행됐다. 법원은 의견 수렴이 끝나기 전에 내려진 승인 결정이 절차의 정당성과 시민 참여를 훼손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에 대한 판단은 잠정적이며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옥외광고 규제다. 상파울루는 도시미관법(Lei Cidade Limpa)에 따라 약 20년간 공공장소를 향한 광고를 제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업에는 전광판을 통한 기업 브랜드 홍보가 포함돼 있다.
시정부는 사업이 도시미관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교통·문화유산 관련 기관 등 필요한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업 기간도 3년으로 제한돼 있다. 계약 종료 후 전광판을 철거하고 건물 외벽을 원상복구하도록 규정돼 있어 사업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재정도 투입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소송 제기자들은 사업의 영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마이테 피콜로미니 베르타이올리 변호사는 중단 결정을 해제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광고를 제한하기 위한 법률이 오히려 광고 사업 확대에 활용되고, 유사 사업의 선례가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반면 도심 활성화 단체 프로센트루(Pró-Centro)는 사업이 지역 치안 개선과 도심 활성화에 필요하다며 추진을 지지했다.
앞서 시 도시경관보호위원회는 지난 3월 사업을 승인하면서 엄격한 운영 조건을 부과했다.
후원 기업과 브랜드를 최대 10개로 제한하고, 후원사 홍보 콘텐츠는 전체 송출 분량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동영상과 빠른 색상 전환, 섬광 콘텐츠도 금지했다. 야간에는 전광판 밝기를 낮추고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평가하도록 했다.
사업에는 주말 차량 통행 제한과 무료 음악 공연 등 야외 문화행사 개최 방안도 포함돼 있다.
검찰 역시 사업 중단 결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공재정 부담 여부와 경제적 타당성, 전광판 설치의 실질적인 목적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닐통 루이스 지 프레이타스 바질로니 검사는 도심 재생을 내세운 사업이면서도 3년 뒤 모든 시설물을 철거하도록 한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후원사 광고를 통한 사업자의 예상 수익이 공개되지 않아 공익성을 충분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시정부의 주장과 달리 전광판 운영을 감독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인 행정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사업 협약 자체가 도시미관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전광판 설치가 반드시 도시경관 훼손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전광판 설치는 당분간 중단된다. 법원은 관련 자료 제출과 추가 심리를 거쳐 사업의 적법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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