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을 배우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에게 배우느냐는 더 중요하다.
나 역시 많은 스승과 선배를 만나 배우고,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까지 왔다.
돌이켜보면 좋은 스승은 지식을 많이 알려주는 사람만이 아니라, 자신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제자가 자기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내 마음속에 한 가지 다짐이 있다.
“작가는 말보다 작품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스승을 선택할 때 이름이나 직함,
수상 경력만 보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 사람의 오늘을 보라.
지금도 작품을 만들고 있는지, 새로운 것을 연구하는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계속 배우고 있는지를 보라. 작품에는 그 사람의 공부와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잘못된 것을 보고도 칭찬만 하고, 스스로 노력해야 할 일을 대신해 준다면 잠시 편할 수는 있어도 결국 제자의 성장을 막게 된다.
때로는 듣기 싫은 말을 해주는 사람이 진정으로 나를 생각하는 사람일 수 있다.
그리고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 명예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와 사람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제자를 자신의 명예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해서도 안 되고, 제자 역시 스승의 이름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나도 누군가의 스승이라고 불리지만, 스스로를 완성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아직 배우는 사람이다.
서예를 배우고,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고, 한글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면서 오늘도 많은 것을 배운다. 그래서 제자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스승의 붓을 배우되 자신의 붓을 찾아라.
스승을 존경하되 자신의 생각을 잃지는 마라.
서예의 길은 혼자 걷는 길이 아니다. 좋은 스승과 좋은 벗을 만나 서로 배우고 격려하면서 걸어가는 길이다.
누군가 앞서가면 축하해 주고, 부족한 사람에게는 손을 내밀고,
내가 부족할 때는 겸손하게 배우면 된다.
붓은 스승에게서 배울 수 있지만,
자신만의 글씨는 자신의 삶에서 만들어진다.
나도 여러분과 함께 오래 공부하며,
가르치는 사람보다 함께 배우는 작가로 남고 싶다.
그것이 내가 지금까지 예술을 하면서 배운
가장 소중한 스승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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