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에는 ‘글’, ‘그림’,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세 단어는 모두 마음속 생각과 감정을 밖으로 표현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글은 생각을 담고, 그림은 마음을 담으며, 그리움은 그 마음을 오래 품는 감정이다.
그래서 필자는 캘리그라피를 단순히 ‘멋글씨’가 아니라 ‘그림글’이라 부르고 싶다. 멋글씨가 보기 좋은 글씨라면, 그림글은 글자가 하나의 그림이 되고, 그림이 다시 마음을 전하는 예술이다. 획 하나에도 감정이 담기고, 여백에는 숨결이 머문다. 글자는 읽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작품이 된다.
생각해 보면 한글은 처음부터 그림글의 성격을 지닌 문자였다. 자음과 모음은 우주의 원리와 사람의 발음 기관을 담아 만들어졌고, 그 자체만으로도 뛰어난 조형미를 갖췄다. 한글은 문자이면서 동시에 예술이 될 수 있는 특별한 언어다.
디지털 시대가 될수록 손으로 쓴 글씨는 더욱 소중해진다. 컴퓨터 글자는 정확하지만, 손글씨에는 사람의 온도와 시간이 담겨 있다. 붓끝에서 태어난 한 획은 그날의 마음을 기억하고, 먹빛 속에는 작가의 숨결이 살아 있다.
꽃 한 송이를 바라보며 붓을 드는 순간, 글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다시 그리움이 된다. 필자는 그것이 ‘그림글’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캘리그라피’라는 이름을 넘어, 우리말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을 되찾을 때다. 그림글. 글은 그림으로 피어나고, 그림은 마음을 움직이며, 그 마음은 오래도록 남는 그리움이 된다.
이름 하나에도 우리의 문화와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림글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려, 다음 세대에도 따뜻한 우리말의 향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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