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KBS ‘K-가곡 슈퍼스타’ 2차 예선과 세종합창단 특별공연으로 진행됐다. 브라질 성악가들이 한국어로 한국 가곡과 민요를 부르는 무대를 한인 동포와 현지 관객이 지켜봤다.
‘K-가곡 슈퍼스타’는 한국 가곡의 세계화와 K-클래식 확산을 목표로 기획된 국제 경연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첫 방송 당시 국내외에서 관심을 모았고 온라인에서도 조회 수가 높았다. 주최 측은 세계 각국 성악가가 참여하는 국제 한국가곡 경연 가운데 최고 수준의 상금을 내건 대회라고 소개했다.
올해도 해외 예선을 통과한 성악가들이 참가하며, 경쟁을 거쳐 12명의 본선 진출자를 뽑는다. 브라질에서는 모두 18명이 1차 예선을 통과했고, 2차 예선이 이번에 상파울루에서 열렸다.

2부에서는 리하르트 바우어(테너)의 ‘박연폭포’를 시작으로 카롤리니 지 코미(소프라노)의 ‘밀양아리랑’, 다비드 마르콘지스(바리톤)의 ‘거문도 뱃노래’, 라리사 아우바라지(소프라노)의 ‘연’, 후벤스 메지나(테너)의 ‘산노을’, 엘리세치 고미스(소프라노)의 ‘베틀노래’, 야라 테하(소프라노)의 ‘꽃피는 날’, 엘라이니 카세르(소프라노)의 ‘그리운 금강산’까지 여덟 명이 차례로 노래했다.
‘밀양아리랑’을 부른 카롤리니 지 코미는 동료 성악가 이정근의 제안으로 대회에 나왔다. 그는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 노래 자체에 깊이 매료돼 몰입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발음이었다. 포르투갈어에 없는 모음과 음절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활동하는 합창단의 한국인 단원 두 명이 대화하는 것을 유심히 듣고 때로는 직접 발음을 부탁했다. 한국 드라마를 보며 특유의 어조와 정서도 익혔다. 그는 한국어의 매력으로 “단어와 단어 사이 톡톡 끊어지듯 이어지는 호흡과 멈춤의 리듬감”을 꼽았고, 이날 소감을 “감사함”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했다. “한국은 늘 가보고 싶었던 꿈의 나라”라고도 했다.
‘명태’를 부른 베이스 호제리우 누네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한국 문화를 접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한국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을 즐겨 봤고, 직장 동료이자 친구인 이정근 성악가가 대회를 소개하면서 한국 가곡을 처음 제대로 찾아 들었다. 그는 “선율이 하나같이 너무나 아름다워 꼭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포르투갈어에 없는 한국어 고유의 음소를 정확히 구사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며 “정확한 발음으로 가사를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위에 곡의 감정과 해석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포르투갈어가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한국어 가사는 훨씬 숭고하고 섬세하며 은유적”이라며 “마음을 깊이 울리는 묘한 섬세함이 한국어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KBS ‘K-가곡 슈퍼스타’ 강지원 PD는 “왜 브라질이 축구의 나라이며 뜨거운 열정을 가진 나라인지 알겠다. 오늘부터 브라질을 사랑하게 됐다”며 “단순한 예심이 아니라 뜨거운 콘서트 현장이었다. 여러분의 큰 환호와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2차 예선이 끝난 뒤에는 문화원 소속 세종합창단(지휘자 이정근)이 특별공연으로 ‘못잊어’와 ‘희망은 깨어 있네’를 선보였다. 예선 결과는 KBS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되며 합격자에게는 개별 통보도 이뤄진다.
이날 예선은 브라질 성악가들이 한국어 가사를 직접 익혀 한국 가곡을 자신의 레퍼토리로 소화한 자리였다. 드라마와 대중음악에 이어 가곡까지, 한국 문화가 현지 클래식 음악인들의 활동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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