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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노동시간 단축(6×1)의 명분과 브라질의 현실

          2026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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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브라질 하원 특별위원회가 주 44시간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40시간까지 줄이는 개헌안을 통과시키면서 ‘6×1’, 즉 엿새 일하고 하루 쉬는 근무 형태의 폐지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노동자의 휴식권 확대라는 명분은 분명하다. 그러나 생산성 정체, 높은 비공식 고용 비율, 정규직 고용 비용이라는 브라질 노동시장의 현실도 함께 봐야 한다. 이 칼럼은 6×1 폐지 논쟁이 단순한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의 문제임을 짚는다.

          장하준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한 미국 교과서의 문장을 인용한다. “중남미에서는 누구나 가정부를 둔다.” 그는 곧장 되묻는다. 그렇다면 가정부도 가정부를 두는가.

          농담 같지만 핵심은 진지하다. 선진국에서 가정부가 드문 것은 노동의 값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생산성이 올라 사람의 시간이 물건보다 귀해졌기 때문이다. 가정부의 밀도는 부의 풍경이라기보다 생산성 격차의 풍경이다.

          브라질 정치권을 달구는 ‘6×1’ 폐지 논쟁도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6×1은 엿새 일하고 하루 쉬는 주 6일 근무를 뜻한다.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자는 취지에는 쉽게 반대하기 어렵다. 문제는 브라질이 그 진보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느냐다.

          브라질 노동법의 뿌리는 1943년 제툴리우 바르가스 정권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88년 헌법에서 노동시간은 주 44시간으로 줄었지만, 상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주 6일 근무 관행은 남았다.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일찌감치 주 5일제로 옮겨갔지만, 식당과 상점, 서비스업 현장에서는 6×1이 여전히 현실이다.

          현재 논의되는 개헌안은 주 44시간을 단계적으로 40시간까지 줄이되 임금은 삭감하지 않는 방향이다. 노동자에게는 반가운 변화다. 하루의 휴식이 더 생긴다는 것은 가족과 보낼 시간, 건강을 회복할 시간, 생활의 여백이 생긴다는 뜻이다.

          해외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그 성공에는 전제가 있었다. 높은 생산성, 낮은 비공식 고용 비율, 노사 간 합의다. 브라질은 이 세 가지에서 모두 불리하다.

          브라질의 노동생산성은 오랫동안 정체돼 있다. 이런 상태에서 법으로 노동시간만 줄이면 기업은 같은 임금을 주고 더 짧은 시간만 고용하게 된다. 대기업은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영세 상인과 식당, 소매업, 서비스업은 다르다. 이들은 사람을 더 뽑을지, 영업시간을 줄일지, 가격을 올릴지, 아니면 정규직 고용을 피할지 다시 계산하게 된다.

          브라질에는 이미 비슷한 기억이 있다. 2013년 통과돼 2015년 시행된 ‘가사노동자 정규직 개헌안’이다. 가사노동자에게 퇴직적립금, 휴가, 초과근무수당 등 정규직 권리를 보장한 법이었다. 취지는 선했다. 그러나 같은 집에서 주 2일을 초과해 일하면 정규직으로 간주되자, 많은 가정은 한 명을 정식 고용하는 대신 여러 명의 일용직을 나눠 고용했다. 정규직 한 자리가 비정규직 여러 조각으로 쪼개진 셈이다.

          6×1 폐지 논쟁에서도 이 대목은 경고다. 브라질 노동시장은 이미 정규직이 얇다. 아래에서는 고용주가 세금과 사회보장 부담을 피하려 노동자를 등록 없이 고용한다. 위에서는 고소득 전문직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개인 법인, 이른바 PJ 형태로 기업과 계약한다. 높은 고용 비용이 사회 양쪽에서 공식 고용을 밀어내는 것이다.

          정규직 한 명을 고용하는 데에는 기본급만 들어가지 않는다. 사회보장 기여금, FGTS, 13개월 급여, 휴가수당, 해고 비용에 노동소송 가능성까지 붙는다. 브라질에서 정규직을 고용한다는 것은 월급만이 아니라 각종 부담금과 법적 리스크를 함께 떠안는 일이다. 제도가 만든 회피가 여기서 생긴다.

          오해는 말자. 이미 주 5일제에 익숙한 필자가 6×1 폐지에 반대한다는 말이 아니다. 주 6일을 5일로 줄이는 것은 분명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이다. 다만 질문은 남는다. 그 혜택이 누구에게 실제로 닿을 것인가.

          정규직 내부자에게는 더 나은 조건이 주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바깥의 비공식 노동자, PJ 계약자, 자영업형 노동자에게는 정규직의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보호받는 사람은 더 보호받고, 보호 밖에 있는 사람은 더 멀어질 수 있다.

          부국에서 가정부가 사라진 것은 법으로 금지했기 때문이 아니다. 노동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이 비싸질 수 있었던 것은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지금 그 순서를 거꾸로 걷고 있다. 생산성이라는 원인은 충분히 손대지 못한 채, 노동의 가격만 법으로 먼저 올리려 한다.

          보호는 법으로 선언할 수 있다. 그러나 생산성은 법으로 명령할 수 없다. 그 순서를 잊는 순간, 선한 개혁은 다시 한 번 브라질식 회피의 시장을 키울 뿐이다.

          글: 이재명, ‘벌거벗은 브라질 경제사’ 저자, 재외동포청 Okbiz 자문위원, 스타트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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