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K-푸드와 한류가 브라질 주류 사회로 스며드는 동안, 과연 ‘진짜 한국’은 어디에 있을까요? ‘The Han K-Food’의 손정수 대표(한식 작가)가 보내온 이번 기고문은 상파울루를 비롯한 브라질 곳곳에서 소비되는 한국 문화의 씁쓸한 이면을 짚어냅니다. 우리 문화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커뮤니티의 역할과 책임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브라질 속 ‘한국’은 지금 누구의 것인가
주말, 리베르다지 일본촌을 걷다가 불편한 장면을 목격했다. 중식당이 버젓이 ‘한국식 바베큐’를 간판에 내걸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 근처에는 실제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음식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브라질 곳곳에서 열리는 한국 축제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한류라는 이름 아래, 한국 문화가 우리 손을 떠나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문제는 두 가지 층위에서 나타난다.
첫째, 음식 문화의 무분별한 차용이다. 한국식 바베큐, 붕어빵, 핫도그, 아이스크림까지—’한국식’이라는 이름은 널리 퍼졌지만, 정작 그 안에 담긴 내용은 한국과 거리가 멀다. 이름을 빌리되 본질을 담지 않는 방식으로 확산되다 보니, 한국 음식의 이미지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축제에서 판매된 잡채는 간장 맛만 낸다는 비판을 받았고, 떡볶이는 정체불명의 맛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저급한 서비스와 비싼 가격에 실망한 소비자도 있었다. 한국 음식이라는 간판을 달고 품질 낮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결국 한국 음식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는 일이다.
둘째, 축제 현장에서 한국인의 자리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한국을 내세운 행사이지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수익을 올리는 주체는 대부분 브라질 현지인이다. 일본식 라멘·만두·타코야키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한국 음식은 앞에 이름만 내걸린 채 정작 내실은 빠져 있다. 한국 음악이 흘러나오고, 관객이 즐거워하는 현장에서, 한국인은 구경꾼에 가깝다. 한류의 수혜가 한국 커뮤니티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다.
물론, 한국 문화가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즐겨지고 재해석되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문화는 원래 경계를 넘으며 퍼진다. 그러나 한국 문화라는 이름 아래 유통되는 것들이 실제 한국과 점점 멀어진다면,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한국인 당사자가 소외된다면, 이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 이 흐름을 직접 주도하려는 사람들이다. 축제 기획에 참여하고, 음식의 품질을 지키고, 한국 문화를 제대로 소개하는 역할을 우리가 맡아야 한다. 한류의 물결이 이미 이곳까지 와 있다. 문제는 그 파도를 누가 타느냐다.
글 = 손정수 The Han K-Food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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