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건립된 ‘우리’는 지금까지 한인타운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다. 한국 전통의 장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조형물에는 한국과 브라질, 그리고 한인사회의 화합과 상생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당시 설치된 안내판은 플라스틱 재질이었다. 8년 동안 강한 햇빛과 비바람에 노출되면서 색이 바래고 곳곳이 파손됐다. 이에 한인타운발전회는 최근 안내판과 안내석을 새롭게 정비했다. 안내판은 나성주 작가가 다시 디자인했으며,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도록 대리석으로 제작됐다.
이번 작업은 단순한 시설 정비에 그치지 않는다. 한인사회의 문화와 역사를 지키기 위한 또 하나의 작은 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봉헤찌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류의 확산으로 K-팝과 K-푸드, K-패션을 찾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봉헤찌로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한류 거점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민족의 유입과 상권 확장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계 상권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봉헤찌로의 한국적 정체성을 어떻게 보존하고 발전시킬 것인가는 한인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런 점에서 2010년 한인타운 지정과 2018년 ‘우리’ 조형물 건립은 일회성 행사나 단순한 시설물 설치가 아니었다. 한인사회의 문화적 터전을 지키기 위한 미래지향적인 선택이었다.
한인들이 모두 떠난 뒤에야 이곳에 남겨진 흔적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고 상권이 변하기 전에 우리의 이름과 문화를 먼저 새겨놓은 것이다.
우리 부모 세대가 봉헤찌로에 삶의 뿌리를 내렸다면, 오늘날의 한류는 그 뿌리에서 피어난 새로운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분명하다. 과거의 역사를 보존하고, 현재의 한류를 발전시키며, 미래의 문화 터전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물려주는 일이다.
이번에 새로 설치된 대리석 안내판에도 이러한 마음이 담겨 있다. 물론 하나의 안내판만으로 한인타운을 지킬 수는 없다. 그러나 한인사회의 마음이 모이고 우리의 문화가 살아 있는 한, 한인타운이라는 이름과 정체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작가로서 ‘우리’를 바라볼 때마다 한 가지 생각을 되새기게 된다.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이제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한다.”
봉헤찌로 한인타운이 한인 이민의 역사를 간직하면서도 새로운 K-문화의 중심지로 더욱 성장하기를 바란다. 이번 정비가 우리의 문화 터전을 보존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사업을 위해 애쓴 한인타운발전회 고우석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자문위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봉헤찌로는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우리가 함께 지켜가야 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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