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아침] 히카르도 트리폴리(Ricardo Trípoli) 상파울루주 주의원 예비후보가 2009년 봉헤찌로 개고기 사건을 최근 SNS 영상에서 다시 꺼내면서, 브라질 한인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16년여 전 이미 수사와 업소 폐쇄로 종결된 사건을 선거를 앞둔 시점에 재소환했다는 것이다. 현재 정상 영업 중인 한식당과 한인사회 전체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트리폴리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봉헤찌로에 한국인 2명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었는데, 개와 고양이 고기를 섞은 밥을 팔았다”며 “메뉴판이 한국어로 돼 있어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한국식당이 개와 고양이 고기를 팔았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짧은 클립으로 편집돼 SNS에 확산되고 있다.
그는 영상에서 “당시 민경에 신고했지만, 도살장 위치를 파악할 때까지 식당 주인들을 바로 체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판매는 봉헤찌로의 식당에서, 도살은 수자누(Suzano)시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는 “내 형제가 위생감시국을 통해 식당을 폐쇄했고, 나는 브라질리아에서 외교부를 통해 이들의 추방을 이끌어냈다”며 “도살장도 폐쇄했고 도살하던 자는 처벌하고 구속했다”고 말했다.
한인사회가 특히 문제 삼는 대목은 발언 말미다. 트리폴리는 “그들의 나라에 그런 문화가 있고 그곳에서도 그 문화가 빨리 사라지길 바란다면, 그 문화를 여기로 들여오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미 문을 닫은 일부 업소의 불법 행위를 한국인의 ‘문화’로 규정한 표현이다. 당사자 2명의 일탈이 한국인 전체의 식습관처럼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인사회는 이를 과거 사건 회고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향한 일반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문화’ 규정은 현재의 한국 상황과도 맞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2024년 1월 국회를 통과해 제정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에 따라 2027년 2월부터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모든 행위를 전면 금지한다. 위반 시 식용 목적 도살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육·유통·판매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한국 스스로 법으로 종식을 선언한 사안을, 16년여 전 브라질의 일부 업소 사건에 기대어 ‘들여올 문화’처럼 언급한 셈이다.
그가 언급한 사건은 2009년 11월 브라질 현지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봉헤찌로 개고기 파문이다. 당시 봉헤찌로의 한국계 식당 2곳이 개고기 판매 혐의로 폐쇄됐고, 경찰은 수자누 지역에서 불법 도살장을 적발했다. 사건은 업소 폐쇄와 당국의 조사로 이어졌다. 16년이 지난 사건이다.
문제는 그때도 일부 업소의 일탈로 확인된 사건이 한인사회 전체를 향한 낙인으로 번졌다는 점이다. 브라질 방송과 신문은 관련 소식을 연일 주요 뉴스로 다뤘고, 일부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인을 겨냥한 비하성 발언까지 나왔다. 한인들은 사건과 무관한데도 쏟아지는 자극적 보도와 편견 섞인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당시 한인회장이었던 박동수 고문은 성명에서 “1등 국가이기 전에 1등 국민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건 자체를 반성하되, 한인사회 전체가 오해와 편견의 대상이 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한인사회는 그렇게 사건을 정리하고 16년을 지나왔다.
그 사이 봉헤찌로는 달라졌다. 브라질 한인 이민사의 중심지인 이 지역에는 한식당과 K-패션 상권이 자리 잡았고, 브라질 사회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시점에 오래전 문 닫은 업소 2곳의 사건을 다시 꺼내 ‘한국 문화’와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트리폴리는 상파울루주 동물보호법 제정에 관여하는 등 동물권 문제를 오랜 기간 주요 의제로 다뤄온 인물이다. 그러나 동물보호라는 의제와 특정 공동체에 대한 일반화는 별개라는 것이 한인사회의 입장이다. 동물권 논의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인 전체를 향한 편견이나 혐오를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인사회 관계자들은 “과거 사건에 대한 반성과 재발 방지는 지금도 필요하다”면서도 “이미 오래전 문 닫은 일부 업소의 사건을 현재 한인사회 전체와 연결하는 것은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동체 전체를 일반화하거나 문화적 편견을 조장하는 방식의 발언은 어떤 명분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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