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브라질 경제지 EXAME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레이팅스는 보고서에서 부채 비율 안정과 재정 신뢰 회복을 2027년 출범하는 브라질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총부채 비율은 2022년 대선 당시 약 72%에서 현재 82% 이상으로 높아졌다. 보고서가 인용한 국고청 전망에 따르면 이 비율은 2027년 약 86%, 2029년 약 88%까지 오른 뒤 서서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부채 비율을 안정시키려면 GDP의 2~3%에 해당하는 기초재정수지 흑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기초재정수지는 부채 이자 부담을 제외한 정부의 수입과 지출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에는 GDP의 약 0.5%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상당한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가 지출을 줄일 여지는 좁다. 연방정부 예산의 90% 이상이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집행해야 하는 의무지출이기 때문이다. 보건·교육 분야의 헌법상 의무지출 규정을 바꾸려면 개헌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의원들이 배정하는 예산의 비중이 커진 점도 변수다. 의회는 지출 계획을 수정하거나 증세안을 저지할 수 있다. 무디스는 경직된 예산 구조와 정당 간 양극화가 재정 개선의 주요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25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맞붙는 룰라 대통령과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서로 다른 재정 해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무디스는 두 후보의 구체적인 재정정책이 아직 상당 부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현행 재정준칙의 기본 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과 세수 확대, 지출 효율성 개선을 통해 적자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플라비우 의원이 승리하면 더 빠르고 큰 폭의 지출 삭감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채 규모를 억제하고 기초재정수지를 빠르게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재정 기준을 도입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만 지출 삭감의 실행 가능성을 판단할 세부 방안이 부족하고, 의회 승인을 얻는 데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고 평가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의회 협상은 불가피하다. 차기 하원은 20개 정당으로 구성된다. 자유당과 노동자당 주도 정당연합은 어느 쪽도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개헌안 통과에는 하원 308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재정 부담은 기업 경영과도 맞물려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기준금리인 셀릭은 2025년 말 15%에 도달한 뒤 올해 10월에도 연 13.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높은 금리는 정부가 기존 부채를 새로 빌린 자금으로 갚는 비용을 늘린다. 기업의 현금흐름을 압박하고 장기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무디스는 신용평가 대상 브라질 기업 부채의 약 3분의 1이 은행 간 금리인 CDI에 연동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매업과 렌터카, 운송, 연료 유통 업종의 부담이 크다. 부채가 많은 기업은 기존 빚을 갚기 위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자산 매각이나 긴급 자본 확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들은 높은 수익성과 충분한 자본을 갖추고 있다. 다만 전체 대출의 2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상환 능력 악화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무디스는 중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투명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인 ‘위험 프리미엄’을 낮추고,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지속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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