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과 하나 된 한글’. 이번 전시를 준비하던 시간은 스스로와의 치열한 사투였다. 획 하나에 마음을 담고 때로는 스스로를 의심하며 끝까지 밀어붙였던 인고의 시간. 그렇게 세상에 나온 작품들이 관객의 눈빛과 조우하며 새로운 의미로 잉태되는 순간, 예술은 비로소 작가의 손을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생명력을 얻는다.
모든 소리가 잦아든 지금, 텅 빈 전시장 한가운데 서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이번에 무엇을 남겼는가.”
이 묵직한 화두는 작가이자 기록자인 나를 다시 출발점으로 돌려놓는다. 왜 이 길을 택했는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그리고 아직 캔버스에 다 담아내지 못한 미완의 이야기는 무엇인지 조용히 되짚어보게 한다.
예술은 마침표 없는 긴 여정이다. 한 번의 전시는 결코 끝이 아니라, 다음 문장을 이어가기 위한 호흡 가다듬기, 즉 ‘쉼표’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조명이 꺼진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스스로에게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이자, 새로운 도약을 잉태하는 시간이다. 마치 굳은 흙을 다시 고르고 붓을 정갈히 씻어내며 마음을 비우는 의식처럼,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간다.
비워진 그 자리 위에 이제 새로운 희망의 밑그림을 조심스레 올려놓는다.
이번 전시가 남긴 가장 큰 수확은 ‘가능성’이었다. 한글이 품은 고유의 아름다움이 자연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만났을 때 얼마나 더 깊은 파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확인했다. 이제 그 가능성을 한 차원 끌어올려, 브라질 사회의 더 깊은 곳으로 스며들게 하고자 한다.
브라질 현지인들이 한글을 낯선 동양의 ‘문자’가 아닌, 직관적인 한 폭의 ‘그림’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 시각적 이끌림이 자연스러운 공감으로 이어지고, 끝내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로 확장되는 길을 닦고 싶다.
그러기 위해 다음 전시는 조금 더 몸을 낮추고 마음을 열어 브라질 주류 예술의 심장부로 다가갈 계획이다. 더 많은 이들이 장벽 없이 다가올 수 있도록, 한글이 언어의 한계를 넘어 하나의 온전한 ‘감정’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말이다.
조용히 막을 내린 전시장의 한 켠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뿌리내리는 씨앗처럼 다음 이야기를 품는다. 다음 무대에서는 이번보다 한 층 더 따뜻하고 깊어진 서사로 현지인들의 마음 가장 가까이에 닿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오늘도, 조용히 다시 붓을 쥘 채비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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