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재무부 장관으로서 페르난도 엔히끼 (FHC)는 정권도 반 정도가 남았기에 물가 안정화 정책인 최선의 정책보다는, 최악을 면하는 차선의 정책을 취했었다. 이때 경제팀이 취한 정책은 강한 재정개혁이었다. 이전 경제팀도 나름대로 재정개혁을 포함해 국고를 조금 더 투명하게 관리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했지만, 그 어느 정책도 거대한 물가라는 ‘쓰나미’를 대처하기는 부족했었다. 여기에 PAI (즉각 실행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가지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이 개혁안들이 효과를 내기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었고, 매달 30%가 넘는 인플레이션의 삶은 절대로 그 누구에게도 ‘평범한’ 삶은 아니었기 때문에, 정부는 조금 더 확실한 정책이 필요했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의 경제정책의 물가>
정책 | 시작 | 종료 | 개월 수 | 정책 시작 전 물가(%) | 정책 집행 기간 물가(%) | 정책 후 물가 (%) | ||
6개월 | 3개월 | 3개월 | 6개월 | |||||
끄루자도 | 86.05 | 86.11 | 9 | 13.0 | 14.4 | 1.5 | 12.7 | 16.1 |
브레쏄 | 87.07 | 87.09 | 3 | 18.4 | 21.8 | 5.4 | 13.3 | 15.4 |
베라웅 | 89.02 | 89.04 | 3 | 27.7 | 30.7 | 5.7 | 24.5 | 30.3 |
꼴로르 I | 90.04 | 90.06 | 3 | 60.5 | 74.8 | 11.2 | 13.0 | 14.9 |
꼴로르 II | 91.03 | 91.05 | 3 | 17.7 | 20.1 | 7.8 | 12.9 | 17.0 |
출처 및 계산 방식: 정책 집행 기간에 물가는 IPC (소비자가격지수)의 월 평균치로 계산되었으며, 정책 시작 전과 후의 물가는 INPC (국가소비자가격지수)로 계산되었음. IBGE (브라질 지리통계원)자료.
지난 7년간 총 5개의 경제 안정화 정책은 모두 처참히 실패했다. 이런 현실 속에 6번째 경제 안정화 정책에 대해 당연히 시장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었고, 국민들은 이미 희망을 잃고 있었다. 이때 당시의 경제팀은 매번 비밀리 모여야 했다. 만약 이들이 공개적으로 회의하는 모습이 목격된다면 시장은 즉각적으로 새로운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인식했고, ‘정책’이란 기존에 되풀이되었던 가격동결이나 물가 연동의 일시적인 폐지가 뻔할 것이기 때문에 시장은 매우 부정적인 시각으로 정부를 쳐다보고 있었다.
새롭게 발표되는 경제 정책: Plano F.H.C (FHC 경제정책)
공식적으로는 FHC가 재무부 장관이 된 지 약 7개월 만에 새로운 정책이 나온다. 이 정책에 대해 많은 사람이 ‘Plano Real (헤알 정책’)과 혼동을 하는데, 실제 이름은 ‘Plano F.H.C (FHC 정책)’이다. 1993년 12월 7일, 재무부에서의 FHC 경제팀과 연립정부의 원내대표들과 함께 발표되는 ‘안정화 정책’은 총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고 발표된다. 이때 FHC가 강조했던 점은, 모든 정책은 하루아침에 적용되는 긴급 적인 성격이 없을 것이며, 정책은 단계적으로 집행되지만,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통해 국민적인 이해를 얻은 뒤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국민을 포함한 모든 이들은 ‘서프라이즈’가 없었던 것에 놀라고 정책들이 단계적으로 하나씩 추진된다는 점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이전 경제팀이 정치적 리더십 부재로 진행을 못 했던 금기에 가까웠던 개혁들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FHC 경제팀은 배수진에 진을 친 채 각 단계가 실패할 경우, 모든 정책의 실패를 의미함으로 결사 항전의 심정으로 발표에 나섰다. 이날의 기자회견은 FHC정책은 앞으로 정부가 어떤 계획을 갖고 경제 안정화 정책을 펼칠지에 대한 설명뿐이었고, FHC는 모든 이들에게 “모두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예산 삭감이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주 정부든, 시 정부든, 교육 또는 보건, 모두에게 해당한다”라고 발표하며, FHC 정책안은 단순히 새로운 정책과 의회에 프리패스형식의 MP (긴급조치) 외에도 헌법의 일부 항목들은 개헌하는 ‘대수술’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FHC정책의 3단계는 다음과 같이 나뉘어있었다.
<F.H.C. 정책>
단계 | 정책 | 주요 내용 |
1단계 | 강한 재정 개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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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 새 물가 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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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 새 화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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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은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을 1단계에 나열했던 모든 정책이 완전히 이행된 뒤로 잡는다. 마찬가지로 물가를 직접적으로 잡는 2단계인 URV도 국민들이 가격 조정 지수를 URV기반으로 할 경우 3단계인 새 화폐를 발표하는 것으로, 단계적이지만 목표 달성 위주의 성과에 기반한 정책이다. 그렇지만, FHC의 리더십 아래 경제팀의 오랜 준비 속에 발표되는 정책에 대해선 모두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드리진 않았다. 당시의 분위기에 대해서 BNDES(경제 사회개발 은행) 총재였던 뻬르시오 아리다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정책 발표가 다가와지자, 경제팀은 주기적으로 PSDB 핵심 지도층과 면담을 갖게 된다. 이때, PSDB의 경제 분야 핵심인 조세 세하 의원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있었다. 그렇지만, 당의 실질적인 리더였던 마리오 꼬바스는 스페인계답게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회의도 끝나기 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 정책이 국가와 당을 위한 것이라면, 받아드리겠다. 그렇지만, 본인이 하는 말을 꼭 적길 바란다. 당신들은 국가를 포함해 당을 망치게 될 것이다’라고 흥분을 하며 경고하였다. FHC은 꼬바스에게 진정해달라고 요청하며 자리에 앉아주길 부탁하였지만, 그는 거절하고 떠났다.”
실제로 꼬바스는 속으로는 내심 정책에 대한 신뢰는 없었지만, 같은 상원의원으로 재무부 장관을 수행하던 FHC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정책이 발표된 1주일 뒤 의회에서의 공개 발언에선 F.H.C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설명하였다.
저자: 이재명 (Klavi 오픈뱅킹 핀테크 파트너, OKTA 상파울루 홍보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