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브라질 정부가 스포츠 베팅과 온라인 게임을 전면 금지하면서 정치권과 베팅업계, 프로축구계에 파장이 번지고 있다. 정부는 도박 중독과 가계 빚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업계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축구 구단들은 후원 수입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26일 브라질 언론과 연방정부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전날 스포츠 베팅과 온라인 게임 영업과 광고를 금지하는 잠정조치에 서명했다. 주정부와 연방구가 허가한 사업에도 적용되며, 현행법에 따라 허용된 일반 복권은 제외된다.
잠정조치가 발표된 25일부터 베팅 계좌에 신규 자금을 입금하는 것이 금지됐다. 이용자는 10월 5일 오후 11시59분까지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을 직접 인출할 수 있다. 업체들도 이날까지 기존 광고와 후원물을 철거해야 한다.
관련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은 10월 6일부터 운영을 중단한다. 이후 업체들은 7∼8일 이용자별 잔액을 금융기관에 통보하고, 금융기관은 9∼14일 이를 반환한다. 정상적인 반환이 어려운 경우에는 14일부터 국영은행 카이샤 에코노미카 페데라우가 지급 절차를 맡는다.
정부는 도박 중독과 가계 빚 증가를 금지 배경으로 제시했다. 보건부는 온라인 베팅을 공중보건 문제로 보고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우울증과 불안, 가족 갈등 등 사회·건강 문제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개인 연체채무 재조정을 지원하는 ‘데젠홀라 브라질 3.0’도 별도의 잠정조치로 발표했다.
불법 베팅 단속도 강화한다. 재무부와 법무부 등은 불법 사이트와 계좌 차단, 자금 흐름 추적을 확대한다. 정부는 베팅 운영과 광고·이용자 모집, 금융지원 등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 법안도 의회에 제출한다. 형사처벌 조항은 의회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정책 전환의 시점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대선 후보인 플라비우 볼소나루 상원의원은 룰라 정부가 베팅시장을 규제해 운영해 온 뒤 선거 직전에 전면 금지한 점을 비판했다. 다만 그는 온라인 카지노 금지에는 찬성하면서 스포츠 베팅까지 폐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브라질에서 고정배당 방식의 스포츠 베팅은 미셰우 테메르 정부 시절인 2018년 법제화됐다. 2023년 법 개정으로 온라인 게임이 합법적인 고정배당 베팅 범위에 포함됐고, 정부는 2024년 세부 규정을 마련했다. 연방정부 허가를 받은 업체만 영업할 수 있는 시장은 2025년 1월부터 본격 가동됐다.
금지 발표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아틀라스인텔·블룸버그가 지난 17∼22일 브라질 성인 5천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온라인 베팅 금지에 찬성했다. 반대는 17%,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8%였다. 오차범위는 ±1%포인트다. 다만 정부 발표 이전 조사인 만큼 이번 조치에 대한 사후 평가로 볼 수는 없다.
베팅업계는 영업 재개와 손실 보상을 요구하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지금까지 85건의 영업허가를 내줬으며, 업체들은 5년간 영업하기 위해 허가당 3천만 헤알을 냈다. 총납부액은 25억5천만 헤알이다.
정부는 이번 잠정조치에서 공익을 이유로 기존 허가를 종료하고, 영업 중단에 따른 기대이익이나 투자비 등에 대한 배상 의무가 없다고 명시했다. 이미 납부한 허가료도 반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는 5년의 허가 기간을 전제로 투자와 계약을 진행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게임복권협회(ANJL)는 잠정조치를 법원에서 다투고 허가료와 투자 손실 등에 대한 보상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향후 배상 여부는 사법부 판단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계도 재정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UOL이 26일 집계한 결과 브라질 프로축구 1부 리그 20개 구단 가운데 14곳이 베팅업체를 유니폼 주 후원사로 두고 있다. 공개된 고정 후원 계약만 합쳐도 9억1천만 헤알에 달한다.
플라멩구가 연간 2억2천만 헤알로 가장 많고 코린치안스 1억5천만 헤알, 파우메이라스 1억 헤알 순이다. 일부 계약에는 우승이나 성적에 따른 추가 지급 조건이 있어 실제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코린치안스는 후원 종료에 대비해 최소 90일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정부 조치에는 구단들을 위한 별도 유예기간이 포함되지 않았다. 구단들은 기존 후원 수입 감소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후원사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향후 정책 유지 여부는 의회 심사와 법원 판단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잠정조치는 공포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지만 의회가 최대 120일 안에 처리하지 않으면 효력을 잃는다. 심사 과정에서 금지 범위나 시행 방식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금지가 유지될 경우 축구 구단 후원뿐 아니라 방송·광고시장과 관련 업계 고용, 정부 세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도박 중독과 가계 빚 감소 효과가 실제로 어느 정도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용자들이 해외 또는 불법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것을 얼마나 차단할 수 있는지도 정책의 실효성을 가를 주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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