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에 따르면 “베타남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시그마남 같은 얼굴” 같은 표현이 학교와 소셜미디어에서 장난처럼 반복되고 있다. 상당수 학생은 실제 의미를 모른 채 쓴다.
이들 표현은 남성 우월성을 주장하고 여성을 억압하는 온라인 여성혐오 커뮤니티, 이른바 ‘마쇼스페라'(machosfera)에서 나왔다. 마쇼스페라는 남성을 지배적이고 자신감 있는 ‘알파남’과 순종적이고 불안한 ‘베타남’으로 나눈다. ‘베타남’을 조롱하는 은어 ‘베티냐'(betinha) 밈은 소셜미디어에서 수천 건에 이르며, 주로 연애에 실패한 남성을 비웃는 데 쓰인다.
브라질 인터넷 안전단체 세이퍼넷 브라질의 심리학자 비앙카 오히쿠는 “온라인 여성혐오의 가장 우려스러운 측면 가운데 하나는 대부분 노골적인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여성혐오적 메시지는 대개 농담과 밈, 은어를 통해 유통되며, 유머는 오히려 그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확산 속도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 산하 허위정보 연구소 데스인포팝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 여성혐오적 메시지를 퍼뜨리는 집단은 2019년부터 2025년 사이 600배 이상 늘었다.
일부 학교는 이미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문제를 교육하고 있다. 상파울루 도심 이지에노폴리스 지역에 있는 이키피 학교는 기초교육 6학년부터 관련 수업을 진행한다.
생활지도 담당자 마우리시우 프레이타스는 “‘레드필’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관념과 용어가 갈수록 어린 연령층까지 퍼지고 있다”며 “처음에는 장난이나 인터넷 밈처럼 보이지만, 그 의미와 문제점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학생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는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화 모임을 열어 남성성과 성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7∼8학년 학생들과는 남성과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각각의 장점을 주제로 토론한다.
프레이타스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남성이 더 많은 발언권을 갖고 존중받는다”는 점은 쉽게 인식하지만, 여성으로 사는 것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좀처럼 답하지 못한다.
그는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남성이 사회적으로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는다”며 “그러면서도 또래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두려워 남성우월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가 쓰는 표현의 유래를 파악하고 연령에 맞춰 그 의미를 대화로 짚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발언을 단순한 장난으로 취급하면 아이들이 기술을 비판적이고 책임감 있게 쓰도록 가르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보도는 온라인 여성혐오가 노골적 혐오 발언이 아니라 밈과 유머의 형태로 저연령층에 스며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학교와 가정이 개입하지 않으면 농담이 관념으로, 관념이 행동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 마쇼스페라 용어 설명
▲ 인셀(Incels) = ‘비자발적 독신자’의 줄임말. 여성이나 사회적 기준 탓에 연애 상대를 구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분노와 폭력적 태도를 보이는 남성.
▲ 레드필(Red pill) = 영화 ‘매트릭스’의 빨간 약에서 유래. 여성이 남성을 조종·착취한다는 ‘진실’에 눈떴다고 믿으며 남성의 지배권 회복을 주장하는 남성.
▲ 알파(Alfa) = 남성 서열의 최상위. 지배적이고 강하며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성적으로 매력적인 남성상.
▲ 베타(Beta) = 순종적이고 평범한 남성. 여성이 경제적 안정을 위해 이용하는 남성이라며 조롱당한다.
▲ 시그마(Sigma) = 사회적 인정 없이 자신의 성공에만 집중하는 ‘고독한 알파남’. 사회적 고립과 여성 경멸을 감추는 데 자주 쓰인다.
▲ 채드(Chad) = 유전적으로 완벽하고 매력적이며 성적으로 활발한 남성. 여성들이 실제로 원하는 유일한 유형으로 여겨진다.
▲ 스테이시(Stacy) = ‘채드’의 여성형. 매력적이고 지위가 높으며 채드에게만 관심을 보인다고 여겨지는 여성.
▲ 트래드와이프(Tradwife) = 전통적 성 역할 복귀를 주장하며 가사를 전담하고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관념을 지지하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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