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페르난도 엔히끼(FHC)가 재무부 장관으로 취임할 때 그는 자기가 속한 당인 PSDB(브라질 사회민주당)에선 그렇게 주목받고 있던 정치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에는 세아라주 주지사를 지냈던 따쏘 제레이사찌 (Tasso Jereissati)가 1991년부터 당의 총재를 맡으며 그의 중심으로 당이 개편되고 있었고, 일찌감치 당도 따쏘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고 있었다. 2006년에 발간한 The Accidental President of Brazil (직역: 우연의 브라질 대통령)을 통해 FHC 본인은 한사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계획이 없었다고 하며, 운명은 그를 이끌었고 기적처럼 물가 안정이라는 성과를 통해 그가 대통령이 된다. 헤알 플랜 (Plano Real – 새 통화인 Real이 통용되기 전까지는 FHC 정책으로 불렀다)에 참가를 한 모든 경제인은 이구동성으로 29년이 지난 지금도 헤알 플랜의 성공은 이론을 겸비한 경제학자들과 실무를 알고 있었던 관료들 그리고 의회와 잘 화합하는 관계를 맺었던 정부와 여당 그리고 그 중심에서 모든 것을 지휘하며, 순간순간 정책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직접 나서서 해결한 FHC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1994년 10월에 치러진 대선은 URV 그리고 헤알 플랜의 성공을 힘입은 FHC의 승리로 끝난다. 특히, 지금도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54.24%인 3,431만 명의 막대한 지지를 통해 당선된다. FHC의 정권의 시작은 1부리그에 갓 승격한 축구팀이 5경기를 연속으로 승리를 한 것일 뿐, 시즌이 끝나기까지는 아직도 경기가 많이 남았고, 브라질은 물가만 안정된 것뿐이지 정부의 재정수지는 여전히 불균형적이었고, 시스템은 투명하지 않았고 곳곳에는 불평등과 비생산성이 존재했었다. 따라서, 8년간 브라질을 지도했던 FHC의 정부를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1) 민영화, (2) 개혁정책 (3) 경제시스템 선진화라고 볼 수 있다.
FHC는 취임사를 통해 물가안정을 통해 국민들의 삶이 안전해지고 자유로워졌다고 하며, 이제는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정부가 힘을 써서 싸울 것이라고 말을 하였다. 특히 그는 구조적인 개혁을 통해 초인플레이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며, 바르가스 시대 때부터 추진 되었던 ‘수입대체 전략’을 완전히 폐기 한다고 밝혔다. 개혁과 관련해서는 새 헌법이 공포된 지 불과 5년 만에 행정, 조세, 연금 개혁을 추진함과 정부 공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시장인 석유, 통신, 에너지, 제철산업도 독점을 풀고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시스템의 선진화
FHC의 첫 경제수장(재무부 장관)은 그가 재무부 장관 때 중앙은행으로 임명한 빼드로 말란 (Pedro Malan)이다. 민영화에 선봉장인 BNDES (경제사회개발 은행) 총재로는 FHC의 특별 보좌관이었던 에지마르 바샤 (Edmar Bacha)가 임명되고 금융 정책을 총괄할 인물로는 BNDES 총재였고 Larida 논문의 주역중 한명인 빼르시오 아리다 (Pérsio Arida)가 임명된다. 여기에 내각의 총괄업무이자 실질적 정부의 2인자인 정무장관직에는 헤알정책을 총괄한 재무부 차관 출신 끌로비스 까르발류 (Clóvis Carvalho)가 임명이 되어 정부의 의지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보여줬다.
이들은 먼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해 국가통화위원회 (CMN – Conslho Monetário Nacional)의 참가 위원을 조정하기로 한다. CMN은 금융시스템의 상위기구로 브라질 금융시스템의 금융, 신용, 재정계획, 조세, 국가채무에 규정을 정하고 선포하는데, 1964년 브라질 중앙은행이 설립되었을 때 9명의 위원이 1993년에는 21명까지 늘어나게 되어, 국가의 경제정책이 얼마나 많은 이들로부터 영향이 되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1993년도까지는 임명직도 6명까지 가능했었지만, 이외에도 노동부 장관, 노조 대표들도 참여할 수 있었다. 그렇게 1994년도 통과되는 개혁법안 (9069/94 법안)에는 21명에서 3명으로 줄이는 개혁을 이루어낸다. 이렇게 브라질 국가통화위원회는 재무부 장관, 중앙은행장과 정부의 개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부 장관 3명만으로 구성되었으며 이 구조는 2022년 현재까지 유지가 되어, 브라질의 통화정책의 최고권위는 중앙은행에 돌아온다.
저자: 이재명 (Klavi 오픈뱅킹 핀테크 파트너, OKTA 상파울루 홍보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