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브라질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1994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브라질 주요 매체들이 지난달 30일보도했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의 조사에서 경제전문가들은 차기 대통령이 1994년 ‘헤알 플랜(Real Plan)’ 도입 이래 최악의 위기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헤알 플랜은 연간 물가 상승률이 수천%에 달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 달러화와 교환 비율을 1대 1로 묶는 고정환율제를 바탕으로 헤알화를 새 통화로 도입한 방안이었다.
브라질 경제부는 지난달 18일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5.3%에서 5.1%로, 내년 예상치를 2.5%에서 2.1%로 낮췄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4.88%에 그치고 내년에는 0.93%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호베르투 캄푸스 네투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중앙은행이 2주 안에 현재 2.1% 낮은 새로운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현재 민간 기관들이 예상하는 수준까지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 둔화와 헤알화 약세, 물가 상승, 공공부채 증가 등이 계속되면서 내년 10월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차기 정부가 경제정책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은 10.25%로 집계됐다.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6년 2월(10.36%) 이후 5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물가 상승 압력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달러ㆍ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올해 초 달러당 5.1헤알선이었으나 최근 달러당 5.6헤알선에서 거래된다.
실업률이 13%에 달할 정도로 고용환경이 악화하고, 극빈층이 전체 국민의 13%를 차지해 빈부격차가 심화한 점도 차기 대통령의 어깨를 무겁게 할 전망이다.
앞서 또 다른 유력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선거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2018년 대선에서 부패 문제가 최대 화두였다면 내년 대선에선 경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대선에서는 아웃사이더였던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극우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했다. 당시 13년 이상 계속된 좌파 정권에 대한 피로감과 2014년부터 시작된 권력형 부패 수사 속에서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 역시 고질적인 부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다 독단적인 국정운영 행태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경제실적마저 기대를 크게 밑돌면서 내년 대선에서 재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