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으로부터 지원을 거절당한 브라질의 유명 생물학자를 샤오미가 가로채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브라질 언론과 SNS에서는 “삼성이 자국 학자를 홀대했다”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25일 브라질 언론사 테라 등에 따르면 생물학자 세르지오 란겔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삼성측에 공개적으로 연구 활동을 위한 기기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20년 넘게 동물생태학을 연구해왔고 최근엔 야생동물과 교감하는 모습을 SNS 공유하기 시작했다. 고령의 학자지만 신설한 인스타그램 계정만 5만명의 팔로워가 넘을 만큼 브라질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삼성의 오래된 팬임을 밝힌 란겔은 트위터를 통해 “극지 촬영을 위해 5년간 삼성의 핸드폰을 사용해왔지만 최근 이를 분실했다”면서 “삼성이 기기를 지원해줄 수 있다면 연구 활동을 사람들과 공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요청은 팔로워들의 공유로 삼성측에도 즉각 전달됐다.
하지만 삼성 브라질 법인은 이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삼성 브라질 공식 계정은 란겔의 SNS를 찾아 “현재 상태로는 당신을 도우기엔 어려울것 같다”면서 “캠페인에 대한 제안서를 작성해서 우리측에 보내라. 검토 후에 관련 부서로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인플루언서로서 그의 팔로우 숫자가 제품을 지원할 수 있는 기준에 충족하지 못해 지원이 어렵다는 완곡한 거절의 표현이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삼성의 답변 뒤에 샤오미가 즉시 추가 답변을 달면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샤오미 측은 “우리 기업의 임무는 모두를 위해 혁신하는 것이며 이는 과학과 교육을 장려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면서 “주소지를 알려주면 즉시 제품을 배송하겠다”고 답했다.
양사의 서로 다른 답변은 네티즌들을 통해 퍼져나갔다. 트위터에서는 “샤오미가 삼성에 한방 먹였다”는 4만7000개 이상의 공감을 받고 있다. 삼성 공식 계정에는 삼성의 태도에 아쉬움을 표하는 브라질 시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그가 만약 더 많은 팔로워를 가진 춤추는 유튜버였다면 즉시 제품을 보냈을 것”이라면서 “삼성의 대응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삼성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소동 후 란겔은 샤오미 측에 “인플루언서보다 학자로서 인정받을수 있어서 감사함을 표한다”면서 “많은 기업들이 학자들의 연구활동을 지원해줄 수 있다면 고마울 것”이라고 답했다.
기사출처: 매일경제/오찬종 기자/삼성전자 트윗 하나 간과했다가…브라질서 불매 얘기까지 나온다는데/기사입력2021.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