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올림픽 역대 첫 서핑 금메달의 영광은 이탈로 페헤이라(27·브라질)에게 돌아갔다.
페헤이라는 지난 27일 일본 지바현 쓰리가사키 해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서핑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신규 종목인 서핑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그런데 페헤이라는 2년 전 연거푸 일어난 불행 때문에 도쿄올림픽 파도를 타보지도 못할 뻔했다.
29일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페헤이라는 우여곡절 끝에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도쿄행 티켓이 걸린 2019년 9월 7∼15일 일본 미야자키 기사기하마 해변에서 열린 국제서핑협회(ISA) 월드서핑게임스를 앞두고 여권을 도난당한 것이다.
미국에서 대회를 준비하던 페헤이라는 자동차가 고장 났고 여권까지 도둑맞았다. 여권에는 일본 입국에 필요한 비자도 있었다. 2019년 9월 8일의 일이다.
부랴부랴 새 여권과 비자를 신청해 발급받은 페헤이라는 일본행 비행기에 탔는데, 이번에는 태풍으로 비행기가 연착됐다. 결국 페헤이라는 예정보다 18시간 늦게 일본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대회장까지는 10분 거리였다. 이미 대회가 시작했기에 페헤이라는 비행기에서 입었던 반바지 차림 그대로 해변을 향해 달려갔다.
도착해서는 브라질 동료 선수인 필리프 톨레도의 보드를 빌려서 파도를 탔다. 8∼9분만 늦었더라면 대회에 뛰지 못할 뻔했다.
페헤이라는 기적적인 경기를 펼쳐 우승을 차지했고,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도쿄올림픽 서핑 경기는 25일 시작했다. 페헤이라는 오전 7시 예선 첫 순서로 뛰었다.
그런데 첫 시도에서 거센 파도에 보드가 부러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페헤이라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이틀간 3라운드에 걸친 예선을 통과했다.
27일에는 태풍 예보로 8강부터 메달 결정전까지 모든 경기를 하루에 진행했다.
페헤이라는 궂은 날씨에도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했고, 최고의 기술을 선보여 15.14점을 획득해 6.60점을 얻은 이가라시 가노아(일본)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페헤이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멋진 일은 내가 역대 첫 올림픽 서핑 경기를 한 선수가 됐다는 것”이라며 “대회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올려서 금메달을 땄다. 모든 게 좋았다”고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