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단순한 도용이 아니라, 기존의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창작물을 탄생시키는 과정에 대한 통찰이다.
예술가는 무수한 선배들의 작품 속에서 본질을 포착하고, 이를 자신의 방식으로 재구성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다.
그렇다면 예술가가 훔치는 대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한 형태나 색채가 아니라, 시간과 경험, 그리고 감동이다.
특히 갤러리에서의 시간은 예술가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이 작품 앞에서 멈추고, 시선을 주고, 생각에
잠기는 순간 그들의 시간을 훔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가 해야 할 일이다.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진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예술가와 관객이 조우하는 무대다.
그곳에서 작품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작품이 충분한 힘을 가지지 못한다면, 관객의 시선은 곧 다른 곳으로 향할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예술가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창성을 더해 우아하고 세련되게 훔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과거의 명작들을 참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재창조하는가에 있다.
남들이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고, 그러나 강렬하게 시간을 빼앗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만큼 외롭고 창작에 대한 고통의 시간들이다.
결국, 예술가는 ‘도둑’이 아닌 ‘마법사’여야 한다.
보는 이로 하여금 빼앗긴 줄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드는 힘.
그것이야말로 예술이 지닌 마법이며, 훔치기의 진정한 기술이 아닐까.
온 세상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열고 영감을 찾아 길을 나선다.
자연과 시간, 계절 속에서 아이디어를 맞이하며, 빛과 그림자를 담아 새로운 작품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