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동치는 경제 지표 앞의 시민 (AI 생성 이미지)
[좋은아침] 지난해 브라질 경제와 정치는 변동성이 극심한 한 해를 보냈다. 재무부는 재정 수지 악화에 대응해 세수 증대를 목적으로 금융거래세(IOF)를 신규 부과했다. 의회의 강력한 반발로 일시 중단됐지만, 재무부는 헌법 테두리 안에서 연방대법원을 통해 대통령령 발표 6개월 만에 세금 징수를 개시했다.
금융거래세는 브라질 내에서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대표적인 ‘체감세’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금융 소외 계층이 많은 국가 특성상, 금융세는 흔히 ‘부유세’로 인식되지만 시장은 투자 위축을 우려한다. 실제 징수 결과, 금융거래세는 전년 대비 총 20% 증가했으나 개인 거래 비중은 2.15% 증가에 그쳤다. 반면 환거래(113%)와 유가증권(50%) 분야가 성장을 주도하며 대조를 이뤘다.

미국 트럼프의 보편 관세 부과는 보수 진영 지도자 보우소나루의 사면 문제와 맞물리며 일시적 혼란을 야기 했으나, 혼돈에 빠진 국제 정세는 오히려 브라질에 전략적 기회로 작용했다. 중국, 아르헨티나, 유럽으로의 수출이 활성화되면서 지난해 브라질은 총 59개국에 211개 품목의 1차 상품 수출로를 확보했다.
특히 올해 초, 지난 6년간 답보 상태였던 메르코수르(Mercosul)-EU FTA가 공식 서명되며 비준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3월 무역 관련 조항의 잠정 발효가 추진 가능성에 있음으로, 그간 최대 77%에 달했던 브라질 농수산물 관세는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다. 유럽 역시 이번 FTA를 통해 전략 광물 공급망을 확보함으로써 대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시경제 지표는 양호하나 브라질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원자재 수출’이라는 한계에 갇혀 있다. 수출 수익이 실질적인 국민 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다. 이에 룰라 정부는 재정 적자를 감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으며, 소득세 개편을 통해 서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중앙은행 또한 금리 인하 기조를 시사하며 2026년 경제 활성화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고질적인 저생산성 문제와 비효율적인 시스템 개혁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화된 대통령권과 의회권력의 충돌
현 대통령제의 제도적 한계도 뚜렷하다. 의회 승인 없이 즉시 시행되는 대통령의 ‘임시행정명령(MP)’은 룰라 정부 들어 가결률이 21%에 불과하다. 과거 볼소나로(52%)나 룰라·지우마 정부(평균 83%) 시절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주요 개혁안이 임시행정명령을 통해 추진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얼마나 약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야권은 차기 대선보다 올해 의회 선거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쿠데타 모의 혐의로 볼소나로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자, 시장은 여론조사 1위인 따르시시우 상파울루 주지사를 주목했다. 그러나 볼소나로는 자신의 장남 플라비우 볼소나로를 후계자로 지목했다. 이는 차기 대권 잠룡인 상파울루 주지사의 조기 부상을 차단하고 가문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법부 불신과 2026년의 과제
보수 진영은 당원 배가 운동을 통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려는 고도의 정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의회만 장악하면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입법 주도권을 쥐고 개혁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타깃은 연방대법원이다. 국민 44%가 사법부를 불신하는 가운데, 사법권 남용과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마스터 은행’ 영업정지 사태와 맞물려 더욱 가열되고 있다.
2026년은 선거의 해로, 관례상 대대적인 개혁이나 엄격한 재정 집행을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는 여야 모두 선거 국면에 집중하며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차기 정부는 소득세 개편에 따른 270억 헤알 규모의 세수 감소분을 어떻게 보전할지, 그리고 선거 결과에 따른 새로운 의회 지형 속에서 어떤 개혁안을 도출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저자: 이재명, ‘벌거벗은 브라질 경제사’ 저자, 재외동포청 Okbiz 자문위원, 스타트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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