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토론회는 8년 만에 치러지는 경선이자, 사상 처음으로 1.5세 남녀 후보가 맞붙는 구도로 한인 사회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검증회는 한인 언론사를 통해 사전에 접수된 질문 가운데 추첨으로 선정된 문항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각 후보는 개별 질문에 3분, 두 후보에게 동일하게 주어지는 공통 질문에는 2분씩 답변하며 한인 사회 전반의 현안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밝혔다.
◇ “집안 정리 끝, 연속성” vs “행정 경험으로 보은, 전문성”
재선에 도전하는 김범진 후보는 지난 2년간의 성과를 강조하며 ‘연속성’을 호소했다. 그는 “취임 당시 한인회관 재산세 체납과 노인회관 문화재 지정 등 복잡한 행정 난맥상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제 ‘집안 정리’를 마치고 벌여놓은 사업을 완수해 다음 세대를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반면 김유나 후보는 ‘전문성’과 ‘보은’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과거 저서 출간 당시 한인 의류업 종사자들의 후원으로 성장했다”고 회고하며 “시의원 보좌관 시절 축적한 풍부한 행정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인 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 풍부한 행정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한인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약속, 신중함 vs 증명”… 리더십 스타일의 뚜렷한 대조
“당신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에서 두 후보는 서로 다른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주며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김범진 후보는 ‘신중함’을 앞세웠다. 그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은 안 하는 게 낫기에 함부로 약속하지 않으려 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2년 전 회장 취임 당시 행정 문제 해결을 약속했고 최선을 다했다”면서 “한인회장 혼자 모든 걸 할 수 없기에 총영사관 및 의류협회 등 유관 단체와 협력해 그들이 빛나도록 돕는 것이 한인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은 아끼지만,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유나 후보는 ‘결과로 증명함’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제 10권의 책이 곧 증거”라며 “책을 쓴다는 건 후원자와 인터뷰이들에게 출판을 약속하는 것인데, 이를 10번이나 지켰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는 한국과 우리 문화를 알리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며 “제 책을 보신 분들은 ‘유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답했다.
◇ 재정 투명성… “신뢰받는 위원회” vs “전문 감사·줌(Zoom) 공개”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인 재정 투명성 확보 방안에 대해 두 후보의 해법은 확연히 엇갈렸다.
김범진 후보는 인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산관리위원회’ 구성을 약속했다. 그는 “한인 단체장 및 주요 기업 대표 등 8명 내외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한인회관 및 유휴 부지 매각 대금을 투명하게 운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맞서 김유나 후보는 ‘제도적 감시’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인맥에 의존하기보다 브라질 전문 감사(Auditoria) 업체를 고용해 객관적인 감사를 받겠다”며 “감사위원회 인증을 거친 재정 보고서를 언론에 공시하고, 줌(Zoom) 회의 등을 통해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공약했다.
◇ 시대가 변했다… “대표 기구 위상 강화” vs “이민 역사 기록 보존”
“한인 사회의 변화 속에서 한인회가 왜 여전히 필수적인가”라는 공통 질문에 대해 두 후보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김범진 후보는 ‘대외적 대표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이민 초기에는 생존과 정착을 돕는 지원 네트워크였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며 “과거 대학생회(ABUC)처럼 역할이 다하면 사라지는 단체도 있지만, 한인회는 브라질 주류 사회 내에서 한인을 대변하는 대표 기구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역설했다.
김유나 후보는 ‘정체성 보존’에 방점을 뒀다. 그는 “과거에는 한인회가 영사관 업무를 대행하며 필수적이었지만, 이제는 부모 세대가 일궈놓은 터전을 이어받아 역사를 지키는 것이 사명”이라고 답했다. 최근 ‘미타 할아버지’ 관련 논문으로 석사를 마친 이력을 언급하며 “다음 세대가 자신의 뿌리를 알 수 있도록 이민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봉헤찌로 활성화… “인프라 구축(코리아 하우스)” vs “소프트웨어(문화 콘텐츠)”
한인 경제 중심지인 봉헤찌로(Bom Retiro) 활성화 방안에서도 시각차를 보였다. 김범진 후보는 하드웨어 구축에, 김유나 후보는 콘텐츠 활용에 방점을 찍었다.
김범진 후보는 “실사용이 불가능한 깜부시 노인회관 등 유휴 자산을 매각해 봉헤찌로에 새로운 회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한 건물을 넘어 이민 박물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연계한 ‘문화센터’를 유치해 모든 한인 단체가 활용하는 ‘다목적 복합 문화 공간(코리아 하우스)’으로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루스(Luz) 역 인근 ‘차 없는 거리’ 조성을 위해 시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나 후보는 문화 콘텐츠를 통한 상권 활성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봉헤찌로 장터 초기 멤버로서의 경험을 살려 패션쇼, 전시회 등 문화 이벤트를 정례화해 외부 방문객 유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시의원 보좌관 시절 구청 및 일룸(Ilume)과 협력해 가로등 LED 교체 사업을 주도했던 추진력으로 동포 사회의 실질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총영사관 및 단체 협력… “신뢰 기반 연속성” vs “시스템에 의한 공적 관계”
당선 시 총영사관 및 한인 단체들과의 소통·협력 방안을 묻는 질문에 김범진 후보는 ‘기존 협력 기조 유지’를 공언했다. 그는 “그동안 총영사관 및 모든 단체와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기 범죄 대응이나 재외동포청(OKA) 지원금 유치 같은 중대 사안은 공관과의 신뢰와 좋은 관계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제가 가진 모든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계획한 공약들을 확실히 실행에 옮기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유나 후보는 ‘공적 시스템’을 강조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 후보는 “지난 10여 년간 영사관과 성공적으로 협업해 온 경험이 있다”며 “전임 영사 개인과의 갈등이 기관 간의 공적인 관계를 훼손할 수는 없다. 공적 업무는 개인의 호불호가 아닌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과거 밤늦은 시각에도 소통하며 업무를 처리했던 열정으로,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모두를 포용하며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세대 통합… “기존 단체와 협업” vs “3040 이사회로 세대교체”
구세대와 신세대, 신규 이민자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대표성 확보 방안에 대해서 김범진 후보는 ‘협력’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1세 어르신들과 포르투갈어가 편한 3세를 아우르는 건 큰 도전”이라면서도 “의류협회(ABIV) 등 각 분야 전문 단체가 잘하고 있는 일은 한인회가 나서기보다 협력하고 지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세대로 임원진을 구성하고 총영사관 및 1.5세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유나 후보는 ‘주체적인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그는 “참여 부족은 바통 터치가 잘 안 된 우리 세대의 책임도 있다”며 “어르신들에게 손 벌리는 구조가 아니라, 제 친구들인 3040세대가 이사회에 들어와 직접 후원하고 참여하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책임감 있는 부회장단과 팀워크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 치안 대책 및 각종 의혹 해명
K-Pop 관련 사기 범죄 등 현안 대처에 대해 김범진 후보는 “경찰 영사와 긴밀히 협력 중이며 경찰서 방문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각심을 고취하고 있다”면서 “재선 시 이 문제에 더욱 집중해 브라질 사람들의 한국 사랑이 범죄로 퇴색되지 않도록 막겠다”고 밝혔다.
김유나 후보는 “브라질은 사기 사건이 빈번한 반면, 파견된 한국 경찰(영사)의 권한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어 “한인회가 직접 수사의 주체가 될 수는 없지만, 피해 사례를 체계적으로 취합해 브라질 경찰이 즉시 수사에 착수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영사관과 협력하되, 브라질 당국이 책임감 있게 나서도록 하는 실질적인 ‘가교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개별 질문 시간을 통해 양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비판과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김유나 후보는 전임 총영사와의 법적 분쟁설에 대해 “전임 총영사 개인이 제기한 소송은 모두 기각되거나 제가 승소했다”고 일축했다. 특히 “전임 총영사가 저작권 문제로 백지 서명을 강요했고, 이를 거절하자 직장에 압력을 넣어 해고되게 했다”고 주장하며 법적·윤리적 결백을 강조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자신을 향한 ‘비호감 여론’이나 편견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돌파 의지를 보였다. 그는 “나쁜 말은 빨리 퍼지기 마련이라 저를 모르는 분들은 편견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왜 유나를 싫어하냐’고 물으면 대부분 근거 없는 ‘카더라 통신’을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를 직접 아는 분들 중에는 저를 나쁘게 평가하는 분을 보지 못했다”며 “회장이 되어 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오해가 풀리고 진짜 김유나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실 것”이라고 감정에 호소했다.
김범진 후보는 지난 2년간 정관 위반 등 운영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에 대해 “5만 한인을 대표하는 기구로서 비판은 유용하고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감사위원회와 이사회 등 정관상 기구를 통해 투명하게 운영해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재선 시 동포들이 두려움 없이 한인회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소통 창구를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운영 점수를 묻는 질문에는 “스스로 점수를 주기는 어렵지만, 함께 고생한 임원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는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며 “지난 임기는 무너진 행정 기반을 재건하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김범진 후보는 “지난 2년간 ‘집안 정리’를 하며 기반을 닦았다. 한인회가 자생력을 갖추고 동포 사회가 브라질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도록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유나 후보는 전도서 4장 12절을 인용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는 성경 말씀처럼, 저 혼자가 아닌 여러분과 함께라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며, “끊어지지 않는 세 겹 줄처럼 교민 사회와 하나 되어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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