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브라질에서 활동 중인 교민 1.5세 배우 윤가비(35) 씨가 최근 현지 주요 방송사의 드라마에서 K-드라마 배우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 연예 전문 매체 ‘카라(Cara)’는 최근 윤가비 씨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의 연기 여정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브라질 내 아시아계 배우의 대표성에 대한 생각을 집중 조명했다.
윤 씨는 브라질 최대 방송사 글로보(Globo) TV의 최근 종영한 저녁 드라마 ‘Volta por Cima(역경을 딛고 일어서다)’에서 ‘유나’ 역을 맡아 브라질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극중에서 유창한 한국어 대사를 소화한 것은 물론, K-드라마의 문화적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선보였다는 평이다.
윤 씨는 ‘카라’와의 인터뷰에서 “꿈을 이뤘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까 수없이 의심하며 힘들어했던 순간들을 실제로 경험했다”며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제 자신의 ‘볼따 뽀르 시마'(역경을 딛고 일어서다)를 이뤄낼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에서 K-드라마를 다룬 것에 대해 윤가비씨는 “보람찼다”며 “연기 외에도 한국어 대사나 문화적인 부분에서 자문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K-드라마 파트의 모든 대사를 한국어로 직접 녹음한 후 포르투갈어로 더빙했다”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가 지원했고, 모든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특히 “배우로서 제 때를 기다리며 살고 헌신했던 시간이 연기를 위한 자양분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기쁘다”며 “기다림의 순간들까지도, 그 어떤 것도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윤 씨는 언제나 자신의 뿌리가 한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에서 자랐지만, 한국은 제 뿌리이자 제가 태어난 고향이다”며 “최근에는 아프거나 피곤할 때 마음의 위안이 되는 음식은 한식이었고, 그럴 때마다 제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브라질 내 K-팝과 K-드라마의 뜨거운 인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씨는 “한국은 최근 몇 년간 K-팝과 시리즈, 영화 같은 시청각 콘텐츠로 알려지게 되었다”며 “상파울루의 한국 여행 팁이나 한식당 추천 요청을 받을 때마다 사람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너무 기뻐서 항상 신나게 답변해 드린다”고 전했다.
아시아계 배우로서 브라질 방송계에서 활동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윤 씨는 “처음에는 개인적인 꿈으로 시작했지만, 여정을 거치면서 제가 희소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브라질의 많은 아시아계들이 저와 함께 축하하고 열광하는데 어떻게 이것이 개인적인 성취일 수 있겠는가. 제 큰 꿈의 실현이 곧 공동체의 꿈의 실현을 의미한다는 사실에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