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아이푸드 독주 시대 끝날까… 글로벌 공룡들 각축전
최근 브라질 음식 배달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의 거대 배달 플랫폼 메이퇀(해외명 키타)이 1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하며 브라질 진출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질세라 경쟁사인 99푸드(디디추싱) 역시 동일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기존 강자인 라피(Rappi)도 3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모든 움직임은 브라질 시장의 압도적 강자인 아이푸드(Prosus그룹 소속)에 도전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메이퇀은 왜 브라질을 선택했으며, 왜 갑자기 모든 기업들이 대규모 ‘실탄’을 장전하는 것일까요? 그 배경을 심층 분석해 본다.
압도적 강자 아이푸드, 그 속에 숨은 ‘틈새’
먼저, 브라질 음식 배달 시장은 아이푸드의 ‘절대적 독주 체제’였다. 80%가 넘는 시장 점유율과 지난해 브라질에서만 17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이 이를 증명한다. 아이푸드는 하루아침에 이 제국을 건설한 것이 아니며, 우버 잇츠, 99푸드(1차 시도), 라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도전했지만, 모두 아이푸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80% 이상의 점유율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진입자에게 ‘틈새 시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푸드의 오랜 지배로 인해 높은 수수료에 불만을 가진 식당 주인들, 그리고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는 배달 라이더들의 불만이 쌓여왔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고 있다. 아이푸드가 12~27%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과 달리, 경쟁사들은 2~3년간 ‘수수료 제로’를 선언하며 식당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라이더들에게도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며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디지털 강국 브라질과 중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 시너지
둘째, ‘브라질 시장 특유의 환경’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브라질은 성인 인구의 3분의 1이 아이푸드를 사용할 정도로 디지털 서비스 수용도가 높으며, 스마트폰 보급률과 인터넷 사용률 또한 매우 높다. 특히 일일 8시간에 달하는 SNS 사용 시간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빠른 확산 가능성을 시사한다. 디지털 시장의 특성상 투자는 곧바로 확장성으로 이어지며, 브라질 소비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결국 모든 업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소비자의 우선순위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또 다른 특성은 브라질 소비자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서 중국 기업들은 강점을 보인다.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프로모션과 효율적인 알고리즘 적용 능력은 쉬인(Shein), 쇼피(Shopee)의 성공 사례에서 입증되었다. 이러한 자신감이 브라질 시장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높은 수익성 잠재력, ‘출혈 경쟁’ 후의 달콤함
셋째, 브라질 음식 배달 시장의 ‘높은 수익성’ 잠재력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는 이제 단순히 시장 적합성을 탐색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이미 아이푸드가 보여주듯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면 상당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우버나 99(디디) 역시 중남미 차량 호출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재의 대규모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출혈 경쟁’을 야기하겠지만, 결국 시장이 2~3개 주요 업체로 재편된 후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는 투자금 회수는 물론,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를 확보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장기적인 포석으로 해석된다.
메이퇀의 브라질 진출은 아이푸드의 아성이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하며, 브라질 음식 배달 시장에 전례 없는 경쟁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식당 주인과 배달 라이더들에게는 더 나은 조건을 얻을 기회가,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지와 프로모션을 누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재편을 위한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치열한 ‘돈의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그 승자가 누가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글=이재명 ▲klavi 핀테크 COO ▲재외동포청 OkBiz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