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브라질이 중국으로부터 270억 헤알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양국 간 경제 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브라질 정부는 이 같은 투자 유치 사실을 12일 발표했다.
호르헤 비아나 브라질 수출투자진흥공사(ApexBrasil) 회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브라질-중국 기업인 포럼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투자 계획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투자는 배달 플랫폼,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광업 등 브라질의 주요 산업 분야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다.
ApexBrasil이 밝힌 주요 중국 투자 내용을 보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그레이트 월 모터스(GWM)는 브라질 사업 확장에 60억 헤알을 투자한다. 중국 배달 플랫폼 메이투안(Meituan)은 ‘Keeta’ 앱을 통해 브라질 시장에 진출하며 50억 헤알을 투입, 최대 4천 개의 직접 일자리와 10만 개의 간접 일자리 창출을 목표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도 활발하다. 중국 국영 원자력 기업 CGN은 피아우이주에 신재생 에너지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30억 헤알을 투자한다. Envision은 탄소 중립 산업단지 건설에 최대 50억 헤알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 산업단지는 라틴 아메리카 최초의 지속 가능 항공 연료(SAF), 그린 수소, 그린 암모니아 생산 중심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또한, 음료 및 아이스크림 체인 Mixue는 브라질 사업에 32억 헤알을 투자해 2030년까지 2만 5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광업 그룹 바이인 비철금속은 알라고아스주 구리 광산 인수에 24억 헤알을 투입한다.
브라질 교통 서비스 기업 99를 운영하는 DiDi는 배달 사업 확장과 전기차 충전소 1만 개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Longsys는 상파울루와 아마조나스주의 반도체 공장 생산능력 확대에 6억 5천만 헤알을 투자하며, 브라질 제약사 Nortec Química는 중국 기업들과 협력해 3억 5천만 헤알 규모의 원료의약품 산업 플랫폼을 구축한다.
ApexBrasil은 이번 방중 기간 중 브라질 커피 및 영화 홍보, 그리고 중국 소매시장 내 브라질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다양한 파트너십도 중국 기업들과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현재 11명의 장관과 상원의장, 국회의원단, 그리고 약 200명의 기업인으로 구성된 대규모 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 중이다. 룰라 대통령은 방중 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휴전을 제안한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은 1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룰라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 한중 정상회담이다.
룰라 대통령은 중국 기업인 간담회에서 “지난 10년간 중국은 브라질 직접 투자 순위에서 14위에서 5위로 급상승했다”며 “중국은 브라질의 주요 아시아 투자국이며, 540억 달러 이상의 투자 잔액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중국은 종종 세계 무역의 적처럼 취급되지만, 지난 30년간 다른 많은 나라들이 잊었던 국가들과 사업하려는 모범적인 국가”라며 중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이와 함께 상업 관계 증진 외에도 관광객 교류 확대와 양국 간 항공 연결망 확충 방안도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방중은 브라질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브라질 정부는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 품목 다변화 및 수출량 확대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 심화 상황에서 브라질이 중국의 일부 수입품에서 미국산 제품을 대체할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ApexBrasil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간 400개 이상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했으며, 특히 농축산업 분야의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방중 기업인 대표단은 브라질산 육류의 대중국 수출 절차 간소화를 위해 베이징에 사무소 개설도 추진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카를로스 파바로 농업부 장관은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생명공학 제품 등록 절차 간소화 협정 체결 등 농업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 기간 동안 양국 정부 간 다수의 양자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며, 구체적인 협정 내용은 13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