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오랜 전통인 파란색 대신 빨간색 원정 유니폼을 착용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브라질 축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기 색상을 벗어난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축구계 저명한 언론인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축구 유니폼 전문 웹사이트 ‘푸티 헤드라인스’는 지난 28일 브라질 대표팀의 2026년 월드컵 두 번째 유니폼 색상이 빨간색이 될 것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이는 브라질 대표팀의 상징과도 같은 파란색 원정 유니폼의 전통을 깨는 파격이다.
보도에 따르면 새 유니폼에 사용될 빨간색의 구체적인 색조는 미공개 상태이지만, ‘현대적이고 생동감 있는 빨간색’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유니폼 출시는 2026년 3월경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번 유니폼에는 나이키의 ‘스우시’ 로고 대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브랜드인 ‘조던(Jordan)’ 로고가 새겨질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나이키와 조던 브랜드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5차례 우승을 한 축구 강국이며, 전통적으로 원정 경기에서는 파란색 유니폼을 입어왔다. 다만, 2019년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백색 유니폼을 착용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의 일환으로 검은색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 제작은 1996년부터 나이키가 맡고 있다.
빨간색 유니폼 채택 가능성이 제기되자 브라질의 레전드 축구 중계 아나운서인 갈벙 부에누는 이번 시도를 맹렬히 비난하며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에서 “브라질 축구 역사는 매우 진지하고, 어려운 순간과 위대한 성취가 공존한다”며, “내가 52번의 브라질 경기 중계를 통해 얻은 경험으로 볼 때, 이것은 엄청난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축구협회 내부 규정이 엠블럼 색상(노란색, 녹색, 파란색, 흰색) 사용을 명시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빨간색이 브라질 대표팀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강하게 되물었다.
브라질의 저명한 축구 언론인 파울루 비니시우스 코엘류(PVC) 역시 UOL 칼럼을 통해 국기 색상을 벗어난 유니폼 착용 가능성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독일이 분홍색 유니폼을 사용한 사례나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 국기 색상과 다른 유니폼을 착용한 적이 있음을 언급하면서도, 브라질 유니폼과 팬들 간의 관계는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파울루는 “브라질은 대표팀 유니폼 색상이 곧 국가 색상인 유일무이한 나라”라며 “독일은 분홍색 유니폼을 입을 수 있지만 브라질은 안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유니폼 색상 변경의 상업적 동기를 비판하며,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은 노란색이고, 두 번째는 파란색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대표팀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대표팀의 유니폼은 1954년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에 패배한 이후 백색 유니폼의 징크스를 깨기 위해 노란색 상의, 파란색 하의, 흰색 양말 조합으로 변경되었으며, 이후 노란색과 파란색은 브라질 대표팀의 상징색이 되었다.
브라질 축구 협회와 유니폼 제조사 나이키는 현재까지 이번 빨간색 유니폼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축구의 역사와 정체성에 직결된 유니폼 색상 변경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