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브라질 명문 축구 클럽 플라멩구의 간판 공격수 브루노 엔히케(34)가 승부조작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충격적인 의혹이 제기돼 브라질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16일 브라질 스포츠 매체 GE에 따르면 브루노 엔히케와 그의 형 완데르 누네스 핀투 주니오르 간 오고 간 메시지에서 옐로카드 예측 베팅 정황이 포착돼 브라질 연방 경찰(PF)이 수사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공개된 메시지에는 브루노 엔히케가 특정 경기에서 받을 옐로카드 정보를 형에게 흘리고, 이를 토대로 완데르가 거액의 베팅을 시도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경찰은 이 같은 메시지 내용을 핵심 증거로 삼아 브루노 엔히케가 2023년 11월 1일 플라멩구와 산토스 경기에서 형에게 옐로카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고, 완데르가 이를 부당하게 이용해 베팅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완데르는 메시지에서 “나에게 정보를 알려준 날, 3천 헤알을 걸어서 1만 2천 헤알을 받으려고 했는데 아직 지급이 안 되고 있어. 베팅이 분석 중이라 1만 2천 헤알이 묶여 있어. 그 돈 나오기 전까지 카드 대금이랑 밀린 애들 양육비 좀 해결하게 1만 헤알만 빌려줄 수 있을까”라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언급하며 브루노 엔히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브루노 엔히케는 형의 요청을 수락, 1만 헤알을 송금하며 “돈 받으면 갚아”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경찰은 이 짧은 메시지 역시 완데르가 받지 못한 베팅 수익금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하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이번 승부조작 의혹 수사는 2023년 브라질 리그 31라운드 산토스 FC와의 경기에서 브루노 엔히케 선수가 받은 두 차례의 석연치 않은 옐로카드 때문에 시작되었다. 당시 옐로카드는 단순한 경기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작년 8월부터 연방경찰의 비밀 내사가 진행되어 왔다.
수사 결과, 브루노 엔히케의 친형 완데르를 비롯해 처제 루디밀라 아라우주 리마, 사촌 폴리아나 에스테르 누네스 카르도수 등 총 10명이 승부조작 공모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해당 경기에 거액의 베팅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연방경찰은 이미 지난해 11월 브루노 엔히케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진행해 왔다. 완데르의 휴대전화 역시 압수돼 범죄 혐의를 입증할 디지털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브라질 축구계는 2023년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한 이후 유사 사건이 끊이지 않자 이미지 쇄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플라멩구 역시 지난달 27일 소속 선수단을 대상으로 스포츠 윤리 및 승부조작 방지 교육을 긴급하게 실시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교육에는 이번 승부조작 의혹의 중심에 선 브루노 엔히케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플라멩구 구단 측은 아직 브루노 엔히케에 대한 징계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혐의 사실이 확정된 것이 아니므로, 사법 당국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