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브라질의 뜨거운 카니발이 지나고, 이곳의 더운 기후를 마주할 때마다 디아스포라로서 잃어버린 계절을 떠올린다.
내가 잃어버린 소중한 겨울, 그 한겨울의 고요함과 정적인 아름다움은 내 예술적 감성의 중요한 원천이었다. 눈 덮인 들판과 고요한 산의 모습은 이제 먼 기억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겨울은 단순히 차가운 바람과 하얀 풍경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적 경험이었다. 대한민국의 사계절 중에서도 겨울은 늘 특별한 감성을 불러일으켰고, 깊은 사색과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영하 10도 이상의 추위 속에서 리프트를 타고 오르며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스칠 때, 나는 겨울의 존재를 온전히 느꼈다.
두꺼운 스키 잠바와 장갑을 꽁꽁 매고 설원 위를 질주할 때의 리듬감,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자유는 나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었다.
눈 덮인 세상은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나를 감싸 안았고,그 순간들은 내 예술적 감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민자로서 살아가는 브라질에서의 겨울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한국에서 느꼈던 차가운 겨울바람과 하얀 설경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겨울이 내 감성의 일부였음을 깨달을 때, 마음 한구석이 비어 있는 듯한 허전함이 밀려온다.
예술가는 감성이 풍부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감성이 온전히 흐르기 위해서는 그것을 키워줄 환경이 필요하다. 내가 잃어버린 겨울, 그 정적인 아름다움은 내 예술적 감성의 근원이었지만, 이제는 기억 속에서만 존재한다.
그 겨울이 사라진 자리를 새로운 감성으로 채워야만 한다.
나는 다시 그 겨울을 찾을 수 있을까?
이민자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나는 새로운 겨울을 만들어내야 한다.
언젠가는 또 다른 곳에서 새로운 겨울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감성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날이 오면, 나는 다시 겨울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내 마음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겨울을 작품 속에 담아, 세상에 전하고 싶다.
결국, 예술은 감성을 잃은 채 존재할 수 없다.
내가 잃어버린 겨울이 다시 나에게 찾아온다면, 나는 그 감성을 작품 속에 녹여낼 것이다. 지금은 그 겨울을 찾을 수 없지만, 내 예술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언젠가 다시, 겨울은 내 손끝에서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