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작가는 작품으로 말합니다.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마음을 붓끝에 실어 내면의 깊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 조형 속에 철학과 감정을 담아냅니다. 전시회를 연다는 것은 단순히 작품을 선보이는 일이 아니라, 저의 삶과 세계관을 세상과 나누는 과정입니다.
예술이란 나누는 것입니다.
작품이 관객의 시선에 닿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그림 속에서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고, 또 누군가는 그 안에서 위로를 얻습니다. 그렇게 예술은 작가와 관객 사이에 다리를 놓고, 서로의 이야기가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예술이란, 살아 있는 것입니다.
한 점의 작품이 전시장에 걸리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살아 숨 쉽니다.
나의 붓끝에서 태어난 작은 조각들이 누군가의 공간에서, 그리고 마음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피워 내기를 기대하며오늘도 붓과 싸움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단순한 캔버스 위의 이미지가 아니라,
저의 시간이 스며든 영혼의 조각들입니다.
그런 작품들이 전시장을 떠나 새로운 주인의 품으로 향할 때, 기쁨과 아쉬움이 함께 밀려옵니다. 마치 시집가는 딸을 배웅하는 부모의 마음처럼, 한 점 한 점이 사랑스럽고 소중합니다. 작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단순한 거래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제 영혼의 일부를 새로운 공간으로 보내는 과정이며, 작품이 머무는 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작품을 구매해 주시는 분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저와 예술적 공감을 나누는 소중한 인연입니다. 한 점의 작품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마음을 담아주고, 작품 속 이야기에 공감하며 자신의 삶과 연결 짓는 순간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작가로서 더 큰 책임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특히, 한글을 주제로 한 저의 작품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는 더욱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조형미와 철학이 담긴 예술의 도구이며, 우리의 역사와 정체성을 품은 하나의 예술 언어입니다.
작품을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작가로서 가장 큰 보람일 것입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고, 관객은 마음으로 봅니다.
이 전시에서 떠나보내는 작품들이 새로운 공간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꽃피우길 기대합니다. 여러분의 공간에 놓일 한 점의 그림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따뜻한 위로와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가 피어나길 바랍니다.
예술을 통해 나누고,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는 이 여정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