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오는 10월 치러질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실용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제치고 낙승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여론조사업체 FSB 페스키사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유권자 2000명을 전화 인터뷰해 실시한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한 결과, 룰라 전 대통령은 바로 오늘 1차 투표가 실시될 경우 43%대 29%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가볍게 제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2%포인트(p)다.
룰라 전 대통령은 앞서 실시된 투자은행 BTG 팩추얼 의뢰 여론조사에서는 19%p의 더 높은 격차로 결과를 리드한 바 있다.
반면, 응답자의 59%는 절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뽑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거부율’이 가장 높은 후보라는 ‘불명예’를 안았으며, 조아우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가 거부율에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과반 이상인 61%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의 국정운영방식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찬성률은 34%였다.
다른 후보들 중에서는 중도좌파 성향의 시루 고메스 전 세아라 주지사의 지지율이 9%였고, 룰라 전 대통령의 수뢰 혐의에 실형을 선고했다가 판결이 취소돼 ‘사법농단’ 의혹을 받는 세르지우 모루 전 판사는 8%를 받았다.
브라질 유권자의 29%는 현재 겪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 원인으로 보우소나루 현 정부를 지목했고, 22%가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를, 21%는 주지사를 지목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원인으로 꼽은 비중은 18%에 그쳤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오는 27일 재선 캠프를 꾸리고 룰라 전 대통령의 부패 혐의에 대한 집중 공세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는 잘못됐다고 일축하고 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를 별로 믿지 않지만 브라질을 파괴한 사람이 앞서고 있다”며 “설문이 부정적이거나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중도 성향의 제랄도 알크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는 등 선거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03~2011년 재임 기간 브라질은 물론 남미의 ‘핑크타이드(온건좌파 물결)’ 시대를 이끌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지만, 남미 정치권 전체로 퍼진 건설사 오데브레시 뇌물 스캔들에 휘말려 유죄 판결을 받았다. 복역 중이던 지난해 3월 브라질 대법원이 룰라의 실형을 무효 판결하면서 단숨에 이번 대선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한편 브라질은 오는 10월 2일 치러질 총선거에서 대통령과 부통령, 의회 의원들을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