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 브라질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병이 대유행하면서 많은 예비 신랑·신부들이 혼인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코로나19는 결혼 풍속도마저 바꿔놓았다. 드라이브스루 결혼식과 원격 결혼파티 등 거리두기를 지키며 색다른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는 예식 절차가 브라질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 글로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간소화된 스몰 웨딩, 야외 결혼을 진행하는 예비부부들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하객들을 불러 모아 진행할 수밖에 없는 대면 결혼식은 부부나 하객들에게 큰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러 가지 대안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진행하는 드라이브스루 결혼식이다. 이 결혼식은 서약서를 읽고 “예”를 외치는 전통적인 과정 또한 온라인 서비스 및 드라이브스루로 진행된다.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르면 5분 내에 끝나기도 한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공증등기소는 이 수요를 읽고 드라이브스루 부서의 영업시간을 늘렸는데 밀려드는 혼인신고 수요 탓에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신랑 신부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즉석에서 바로 공식 혼인 신고가 가능하다.
공증소 직원인 알렉스는 글로보를 통해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며 “부부가 각자 신분증과 주민등록번호를 제시하고 결격사유가 없다고 확인만 하면 된다. 그 뒤 그 자리에서 작성한 디지털 등록 문서에 서명하면 절차가 완료된다. 빠르면 5분 안에도 가능하다. 심지어 증인도 예약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페르난다와 박물관 가이드인 페르난도에게는 드라이브스루 결혼식이 유일한 선택지였다. 이 커플은 결혼식을 준비하던 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몇 달을 집에서만 지내며 결혼식을 두 차례 연기한 끝에 마침내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혼인하기로 결정했다.
페르난도는 “드라이브스루 결혼을 결정하고 나서 집을 떠나 공증소로 향하는 길에 머리를 자르고 신부 드레스를 구매했다”며 “사진과 꽃다발은 친구들이 따로 준비해줬으며 그렇게 둘이서 공증소 결혼을 마쳤다”고 떠올렸다.
달라진 모습은 혼인 신고만이 아니다. 각자 집을 떠나지 않으면서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원격 결혼파티’도 성업 중이다. 결혼 플래너이던 베로니카는 코로나19 이전 평균 140개의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모든 행사 진행이 중단됐다.
그러나 베로니카는 빠르게 기회를 포착해 온라인 결혼 이벤트 서비스를 만들었고 온라인 파티 초대장, 디스크자키(DJ) 섭외, 신부메이크업, 케이크 뷔페까지 파티 전반을 계획하고 관리한다. 온라인 파티의 특성상 필요한 파티 키트를 각자에게 배달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제되면서 보다 간단하게 결혼 의식을 치루는 젊은 브라질 부부가 늘며 전통적인 결혼식에 대한 브라질인들의 인식도 차차 바뀌어가고 있다.